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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기 연습

블로그도(道)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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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하다보니 이것 저것 요령도 생기고 감탄도 하면서 자꾸 권하게 됩니다.
"술은 미디어다" 라는 김중배 선배님의 말씀을 받들어 모시며 살다가, 술에 필적하는 미디어로 <블로그>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첫째는  블로그는 나눔의 미디어라는 겁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면 자연히 자신이 정한 주제에 대해 공부하고, 자료를 추적하기 위해 노동을 하게 됩니다.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렇게 정리된 정보는 블로그를 찾아오는 불특정 다수에게 남김없이 나누어집니다. 나누더라도 그 정보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폭발적으로 늘게 되죠. 정보를 나누는 형식이지만, 노동을 나누는 것이요 시간을 나누는 것이며 무엇보다 그렇게 하려는 <마음>을 나누는 형식입니다. 그게 아주 신기하더군요.

공개 버튼을 누르는 그 순간이 블로그를 블로그답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제 블로그에도 공개하지 않는 글들이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소회라든가, 나중에 다큐멘터리로 만들고 싶은 기사 등의 스크랩 등이죠. 하지만 내가 올린 이 정보가 뭔가 유니크하고 다른 곳에는 없는 것인지,남들에게 읽혀졌을 때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것인지 아닐 것인지를 고민하다가 드디어<공개버튼>을 클릭하는 순간의 짧은 망설임, 그 짧은 한 순간이 블로그를 나눔의 미디어가 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블로그는 찾아오는 불특정 다수를 위해 뭔가 작게라도 기여를 한다는 자세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기여하려면 뭔가 내 놓아야죠. 시간을 내놓든지, 독특한 해석을 내 놓든지, 남모를 비법을 내놓든지, 그저 단순히 흥미로운 기사라도 퍼다 열심히 모아놓든지, 이도 저도 아니면 댓글이라도 한 줄 달아 소통하려는 마음의 한 자락이라도 내 놓아야겠지요.

누가 쓴 글인지 알 수 있도록 프로필을 정확하게 쓰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신뢰가 구축되겠지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쓰는 글이니까 자연히 정치하게 될 겁니다. 오늘 포스팅한 것과 어제 한 것을 스스로 비교하고 찾아오시는 분들의 통계를 보면서 자연히 손님 끄는 법이나 미다시 다는 법도 공부하는 것 같구요, 자료도 더 꼼꼼하게 찾아보고...하여간 <자신의 이름을 걸고>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보르헤스한테 낚시당해서 요새 며칠동안 그 인간 생각하고 사느라고 검색창에 불교관련 검색어를 많이 집어넣고 있는데, 사홍서원 <願> 이런게 있네요.

<중생무변서원도> 중생이 아무리 많더라도 다 구제하겠습니다.
<번뇌무진서원단> 번뇌가 아무리 끈질기더라도 기어이 끊겠습니다.
<법문무량서원학> 법문이 아무리 양이 많아도 다 공부하겠습니다.
<불도무상서원성> 불도가 아무리 높은 도라도 기어이 이루겠습니다.

불교에서 모든 의식의 끝마침은 이 사홍서원<네가지의 큰 서원>을 맹세하는 것이랍니다.
이것을 요즘 제가 블로그에 대해 배운 것, 다짐하는 것에 잇대어 작은 맹세를 하는 바입니다.

네티즌무변서원도(네티즌): 네티즌들이 엄청 많더라도 다 블로거가 될 수 있도록 블로그의 장점과 나눔의 정신을 널리 알려 모두 다 구제하겠다.

펌질무진서원단(펌질) :펌질을 하고 싶은 번뇌가 끊임없지만 과감히 끊고, 나만의 정보, 나만의 느낌을 전달하도록 하겠다.

데이타무량서원학(데이타):뭔가 기여하려면 뭔가 알아야 하는데, 내가 정한 주제의 데이타가 그 양이 아무리 많더라도 다 확인하고 공부하겠다.

블로그도무상서원성(블로그道):블로그道는 나눔의 정신이요 집단 지성의 원천이니, 그 경지가 끝이 없더라도 Permalink로 묶인 하나의 거대하고 도도한 네트워크를 이루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