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끼기 연습

아내가 찍은 사진들, 집의 기억 예상보다 빨리 집을 비워야 하는 바람에, 일이주만에 세간살이들과 Stuff들을 처분하고 이제 거의 빈집이 되어갑니다. 카메라 메모리를 점검하다가 집안 구석 구석을 찍은 사진들이 잔뜩 들어있는 걸 봅니다. 아마 아내도 나랑 똑같은 생각이 들었었나봅니다. 세간살이들이 나가기 전에 집안의 구석 구석을 꼼꼼하게 찍어놓았더군요. 며칠만에 이미 과거의 그림들이 되어버린 우리집을 여기 묶어두면 훗날에도 이렇고 저런 기억들이 툭툭 튀어오르겠지요? 더보기
어둠 쓰기 "군자는 무리에 임하는데 어둠을 써서 밝게 한다" -주역,명이괘 상사- 밝음을 지나치게 쓰면 살피는데서 손상이 일어난다. 지나치게 살피면 일은 다 처리할 수 있지만 너그럽게 포용하는 도량이 없기 때문에 군자는 밝게 살피는 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지 않고 어둠을 사용한다. 그런 뒤에야 사물을 받아들이고 무리를 화목하게 할 수 있으며, 무리가 친해지고 안정된다. 이것은 어둠을 쓰는 것이 바로 밝음이 되는 까닭이다. 만약에 자신의 밝음만 믿고 어느 것 하나 살피지 않는 것이 없다면 너그럽고 두터우며 품고 받아들이는 덕이 없어져서 사람들이 의아하게 여기고 불안해 할 것이다. 이것은 무리에 임하는 도리를 잃어버리는 것이니 바로 밝지 못하게 되는 까닭이다. 성학집요/율곡 더보기
다른 선택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이 네가지는 몸의 작용인데 마음에서 나와 밖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밖을 다스리는 것은 마음을 기르는 수단이다. 마음을 기르는 수단으로서 밖을 다스린다는 것은 결국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로 귀착된다.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기를 결정할 때, '어떤 선택을 하는냐' 가 모이고 모여서 '나'를 구성해왔을 것이다. 따라서 새사람이 되려고 하는 사람은 반드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선택' 해야한다. 평소라면 당연히 골랐을 A 대신에 B나 C를 고민해보는 것. 아니면 아예 그 프레임을 벗어나 '가''나''다' 를 살피는 것. 다른 것을 고르는 새로운 선택이 모이고 모여서 종국에 다른 '나'를 구성할 것이다. 우선은 정반대의 선택을 실험삼아 일삼아보자. 더보기
내 인생은 실패했고 난 아무것도 아니다. 내 인생은 실패했고 난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저런 소소한 성공도 있었고 나름 괜찮은 성과도 있었지만 총체적으로 내 인생은 실패했고 이제 난 아무것도 아니다. 과거는 지나간 히스토리고 미래는 미스터리이며 현재(present)는 선물(present)이다. -쿵후팬더- 빛나는 것은 오직 현재이며 일상만이 유효한 존재의 형식이다. 그러므로 일상을 같이 한 가족의 평가가 그럴 때 그 평가를 의심해서는 안된다. 설혹 마음에 들지 않고 화가 나고 억울하더라도 사실이 그런 것이다. 아마 아내가 맞을 것이다. 나는 이기적이고 손해를 보려하지 않으며 소통할 줄 모르며 오만하고 벽일 것이다. 아니 벽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우선 정신 좀 차리고. 더보기
자경문/자기사명서 프랭클린 플래너를 3년 째 쓴다. 이 노트를 처음 쓸 때, 자기사명서를 손수 작성하라고 권한다. 3년 째 끼적거리다 채 다 적지 못하고 포기하곤 했다. 너무 잘 쓰려고 한 탓인지, 사명에 대해서 확신이 들지 않은 것인지 모른 채. 그러다 이 글을 발견했다. 율곡의 자경문 발췌본. 이이가 젊은 날 스스로를 경계하고 거경(居警)하기 위해 지었다는 글의 일부이다. 그러고보니 프랭클린 플래너의 자기사명서를 꼭 자기 스스로 지어야 한다는 지침은 없었던 것 같다. 누가 지은 글이냐 보다 그 글이 자기 몸과 마음을 움직일만한 것인가, 깊이 동의하여 기꺼이 따를만한 것인가가 더 중요할 것이다.(한 두 단어만 나에게 맞는 것으로 고쳐 적었다)그런 점에서 이글은 내 플래너의 의 빈 공간을 빼곡히 채울만하다. 플래너에 함부.. 더보기
<詩> 밥벌이의 지겹지 않음 신현수 선생님이 시를 보내오셨다. 감동이 일어 가늘게 떨렸다. ------------------------- 밥벌이의 지겹지 않음 신현수 예전엔 아이들과 씨름하고 종일 수업 하는 게 힘들어 딱 며칠만 쉬면 좋겠다고 생각한적 많았지만 나이 든 지금은 몸이 아무리 힘들어도 그런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당장 내일부터 학교에 나올 수 없다면 그래서 밥벌이를 할 수 없게 된다면 자식들을 가르칠 수도 없고 먹고 살 수도 없고 후배들에게 술을 살 수도 없고 스리랑카의 따루시카디브안자리에게 안정된 급식과 학업에 필요한 학용품 일상생활에 필요한 옷을 사줄 수 없고 어려울 때 손잡아 주는 친구 상조회에 회비를 낼 수 없고 매일 아침 쿠퍼스를 날라다주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만날 수 없고 내가 속한 여러 단체의 회비를 낼 수 없.. 더보기
애욕전선 이상없다 명대사 2.당신만 보면 짜증면 곱빼기예요 3.사랑이 다 밥 먹여줍니다. 4.겁을 일시불로 상실한 녀석 5.동거를 하고 싶다면 거동을 못하게 해 주마 6.제 어깨 편하죠? 제 어깨는 과학이랍니다. 7.너 보다 비참한 녀석은 주문진 국도변의 오징어처럼 널리고 널렸다 8.그 정도는 새 발의 피의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이다. 9.그건 또 무슨 오락실에서 수학문제집 펴는 소리냐? 10. 날 한번만 유혹해주면 당신 앞에서 신고산처럼 와르르 무너질텐데 => 아니 그게 무슨 공든탑 같은 소리요? 11. 이제 보니 당신은 배려꾸러기군요. 도대체 당신의 그 배려는 신체의 어느 기관에서 나오는 건가요? 12. 굴러 들어온 복에 후리킥을 날리다니…. 13. 사랑이 잔뜩 여물어서 건드리면 국물이 배어나올 것 같은 커플 14. 봄의 향기가.. 더보기
아프리카 어린이의 시 When I born, I black. 내가 태어났을때 난 검다. When I grow up, I black. 내가 성장할때 난 검다. When I go in sun, I black. 내가 햇볕에 나갈때 난 검다. When I cold, I black. 내가 추울때 난 검다. When I scared, I black. 내가 두려울때 난 검다. When I sick, I black. 내가 아플때 난 검다. And when I die, I still black. 그리고 내가 죽을때 난 여전히 검다. You white folks 너네 백인들은 When you born you pink. 너가 태어났을때 넌 분홍이다. When you grow up you white. 너가 성장할때 넌 희다. When you go.. 더보기
숲은 사랑스럽고 어둡고 깊네. 그러나 잠들기 전에 내가 지켜야할 약속이 있고 더 걸어가야할 몇 마일이 남아있다네. -로버트 프로스트 더보기
소망 잘 마무리하고 준비하는 시간들 되소서!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