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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관련

반했어요. 웅산!

이번 주 우리<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의 조촐한 초대에 응해준 웅산.

반했습니다. 너무 멋진 뮤지션이더군요.  겸손하고 당당하며 무엇보다 실력있었습니다.

비구니 때 법명을 그대로 사용한다지요. 마치 구도자처럼 노래하는 그녀의 섬세하고 있을 것이 다 있는 노래,
행복하고 소중한 만남이었습니다.



 Quien Sera /웅산


Yesterday / 웅산



...웅산은 ‘웅산스러움’을 거의 완성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브라스 밴드 단원이었고, 대학 때는 ‘돌핀스’라는 록밴드의 힘이 뻗치는 보컬이었다. 빌리 할리데이 노래에 꽂혀 재즈 보컬로 진로를 튼 뒤 소리를 내뱉고 삼키며 조절하는 법을 터득했다. 1998년께부터 일본 주요 도시에서 매년 4~5차례 공연해 이름을 알렸는데 직구 같이 뚫고 나가는 목소리가 한몫했다. 이번 앨범 12곡 가운데 8곡은 직접 만든 것이고 나머지는 편곡했다. 여기엔 2년 전 첫 앨범 <러브레터>에서 보였던 머뭇거림은 없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그가 충북 단양에 있는 구인사로 들어가 머리 깎으려 했다는 건 꽤 알려진 사실이다. 1년 하고 여섯 달을 채소 캐고 공양 들이며 보냈다. 노랫말이 자꾸 입가에 맴돌아 속세로 내려왔다는데 애초에 절에 들어간 까닭은 이렇다. “친구들과 한창 많이 어울렸어요. 친한데도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거예요. 왜 이래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죠. 친구 집으로 가는 길에 청량리 588이 있었어요. 슬픈 ‘청량리 블루스’를 봤어요.” 사는 게 왜 이렇게 힘 들고 너절한지 누군들, 언제인들 또렷이 알겠나. 어쨌든 그는 웃으며 우는 블루스로 주름진 얼굴들을 위로하는 중이다.
                                            ---- 한겨레 김소민 기자의 글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