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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기 연습

어둠 쓰기

"군자는 무리에 임하는데 어둠을 써서 밝게 한다"
-주역,명이괘 상사-

밝음을 지나치게 쓰면 살피는데서 손상이 일어난다. 지나치게 살피면 일은 다 처리할 수 있지만 너그럽게 포용하는 도량이 없기 때문에 군자는 밝게 살피는 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지 않고 어둠을 사용한다. 그런 뒤에야 사물을 받아들이고 무리를 화목하게 할 수 있으며, 무리가 친해지고 안정된다. 이것은 어둠을 쓰는 것이 바로 밝음이 되는 까닭이다. 만약에 자신의 밝음만 믿고 어느 것 하나 살피지 않는 것이 없다면 너그럽고 두터우며 품고 받아들이는 덕이 없어져서 사람들이 의아하게 여기고 불안해 할 것이다. 이것은 무리에 임하는 도리를 잃어버리는 것이니 바로 밝지 못하게 되는 까닭이다.

성학집요/율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