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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기 연습2007.01.1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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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 The Desire of Ages 라명훈 作 / 레이소다


소통한다는 것에 사람들이 많이 어려움을 겪는 것 같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설득의 기술>이 부족해서일까요? <대립의 기술>이 부족해서일까요?

제 생각엔  뇌 속에서 일어나는 정보처리 과정이  너무나 복잡하고 복잡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말로 소통이 온전히 가능하기엔, <말>이라는 것이 너무 구멍이 뻥뻥 뚫린 의사소통 툴이어서 모든 걸 다 전달하기 힘듭니다. 대나무 소쿠리처럼 큰 덩어리만 걸리고 작은 것들은 숭숭 밑으로 빠져버리죠.
형이상학이 실체와 실제를 언명할 때 어떤 고정된 상을 추상화시켜내는 원리처럼, 말도 단지 말이 지칭하는 어떤 현상과 존재의 언저리의 것들을 끌어모아 수렴하는 어떤 지점일 뿐입니다. 비트겐슈타인이 돌아버리는 것도 그래서겠죠.

어떤 단어에는 그 단어가 지칭하는 간략한 카테고리 말고도 수많은 연관 카테고리들이 얽혀있게 마련입니다.
<장미>라는 단어는 그 <장미>이외에도 붉은 꽃잎과 날카로운 가시, 푸른 줄기, 그것이 피어있던 학교의 정원이라든가, 진한 향기라든가...많은 이벤트가 수렴하고 있는 어떤 <움직임>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말을 나눌 때 <장미>에 얽힌 그 복잡한 프로세스를 함께 할 프로토콜이나 규약이 부족하기 때문에, 혹은 규약이 정해지는 것이 원래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보의 배달사고가 나는 것 같습니다. 오해를 낳는거죠. 오해는 분노를  낳고, 분노는 폭력을 낳고...

오랜 시간을 들여 서로 익숙해진 사람들끼리는 <말>에 덧대어 서로 길들여진 <시간>덕분에,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는 '뭔가 통한다'는 정서적 공통분모 때문에, 배달사고가 날 확률이 줄죠.

그들 서로는, 누군가가 말을 하고 어떤 단어를 구사할 때, 그 단어의 사전적 정의뿐만 아니라 그 단어가 쓰이는 상황과, 과거의 용래, 그의 말버릇 등의 추가 정보를 동원해서 말하고자 하는 진실을 캐취하기 때문에 오차가 적겠죠.  친한 친구나 아내에게 해당되는 상황인데, 하지만 이것도 종국에는 불뎅이가 늘 남지요. 저도 아내랑 다투다가 한반도 끝까지 가출했던 적이 있습니다.  한 몸이 아닌 이상 뇌속의 수많은 뉴런들의 상호작용을 그대로 따라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일겁니다.

소통하지 못하여 겪는 스트레스, 갈등, 가슴아픔, 눈물들...
그런 것들을 이겨낼 방법이 있기는 있을까요?

아마 없을 듯 합니다.

그나마 제가 아는 방법은 <말>하는 것 뿐이라는 겁니다. 때론 그 <말하기>조차도 얼마나 많은 용기를 내야하는 것인지...
하지만 그 길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이겨내며 대화하는 것 이외에 그 어떤 방법이 있을 수 있을까요?
말하는 것, 솔직하게 대화하는 것. 말을 꺼내기 위해 용기를 내는 것.
그나마 그것 이외에 또 무슨 방법이 있을까요?

용기를 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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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마이
그림 공부2007.01.1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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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 of Athens   Scuola di Atene  
Sanzio Raffaello
1509∼1510년 作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입니다.

어렸을 적에, 그러니까 고등학교 때, 네 꿈이 무엇이냐 하고 사람들이 물으면, 당돌하게도 "세계 5대 성인 중 한사람이 되는 게 꿈입니다."라고 대답을 했었습니다. 참 미친놈이죠?

하여간 그 때는 깨달음을 얻겠다는 커다란 원을 세웠더랬죠. 세상의 비밀을 송두리째 말입니다.
그리하여, 지금 생각해보면 약간 사선을 걷는 종교들인데도, 대O도, 대OOO회, OO와의 OO 등등의 종교 단체에 제발로 찾아가서 밥도 얻어 먹고, 의식에도 참가하고, 스승을 찾고는 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타락하긴 했지만 그래도 한 때는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한 납자요 사미였답니다.

그렇게 세상의 비밀을 송두리 째 알고 싶었을 때 이 그림을 보았고, 그림의 가운데 있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손 모양에서 작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플라톤은 하늘을 가리키며 이데아를 이야기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땅을 가리키며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죠.    두 철학자가 세상의 비밀을 문을 여는 철학의 태도와, 방법 상의 차이를 라파엘로가 이 그림 속에 형상화 한 것입니다.

저는 그 수인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두 동작을 연결하여 플라톤처럼 하늘을 한번 가리키고 곧바로 아리스토텔레스처럼 땅을 가리켰습니다.  진리를 추구하는 두 철학자의 지향을 한꺼번에 닮고 싶다는 상당히 건풍진 표현인거죠. 당시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원리, 세상 만물이 최후의 심급에 가서는 결국 하나의 원리로 되어있다는 <일원론>의 영향도 있었겠지요. 그리고 그 동작을 할 때 "에트바스" 하고 외쳤습니다. 독일어로 '그 무엇'이라는 뜻인데 영어로는 Something 정도 되겠죠? 미지의 진리, 세상이 비밀을 문을 열어줄 종국의 열쇠, 그것은 <그 무엇>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죠.

하여간 이 동작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여 이내, 친한 친구들끼리의 비밀 신호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술에 취하듯 간혹 진리에 취했을 때, 이 동작을 하고 "에트바스"하고 큰소리로 외치곤 했습니다.

그 때 같이 에트바스를 외쳤던 친구들은 다들 잘 살고 있을까요? 은행원이 되어있는 일선이,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현아, 박사님이 되었다는 홍삼이... 과연 이 동작과 구호가 효과가 있었는지, 친구놈들이 이 손동작을 해서 세상의 비밀을 조금이라도 훔쳐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군요.

그리고 그 동작과 구호를 직접 만들어내고, 비밀스럽게 친구들에게 전하며 강권했던 저 자신에 대해 말하자면,
 



"에트바스!"

(처연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으로, 컴퓨터 자판만 두들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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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kipedia 에서>

이 그림은 종교와 철학의 화해, 고대 그리고 교회와 기독교와 국가의 화해를 보여준다. 교회는 삼위일체 및 사도들과 교황들을 통해 대표되며, 철학은 세 명의 철학자와 청중을 통해 대표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주의자로 묘사되어 땅을 가리키고 있으며 플라톤은 이상주의자로 하늘을 가리키며 소크라테스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주장들을 일일이 헤아리고 있다. 그리고 알키비아데스는 그 말에 매료되어 듣고 있다. 또한 반라의 디오게네스와 알키비아데스, 피타고라스, 헤라클레이토스가 그려져 있으며 자세히 보면 학생들 중 라파엘로와 닮은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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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공부2007.01.1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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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hawks Banksy



보풀 샘의 블로그에 갔더니 이런 재미있는 그림이 있어서 퍼다 놓고, 이래 저래 생각 한번 해봅니다.  빨리 편집 마쳐야 할  다큐가 한 편 있는데, 그거는 안하고 이래 저래 생각해봅니다.

우리의 뱅시가 뭐가 또 틀어졌는지, 점잖은 사람들의 조용한 저녁시간을 망쳐놓고 있군요.
옷 입은 걸로만 봐도 커다란 유리벽 너머의 중절모들과 유니온잭 빤스를 입은 놈과는 질이 아주 다른 사람들이겠군요.

하여간 우리의 뱅시,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요? 그냥 술꼬장 일까요?
하여간 그것이 무엇이든 다소곳하고 평화롭던 중절모들이 유니온잭 빤스의 난동과 동급이 되어버린 건 확실한 것같습니다. 

뱅시가 노린 것이 이것일까요? 한통속 작전말이죠.
고상한 놈들과 빤스는 유리가 깨어지는 순간을 공유하는 한 공간에 있으며 유리가 깨어지는 순간의 파열음은 빤스에게도 중절모에게도 동시적, 동시대적 사건입니다. 혹 피부를 스쳐 피가 나더라도 그 피 색깔이 빨갛기는 다 똑같은거겠죠. 하여간 그 유리가 깨지는 것을 경험하는 동시성 안에서 중절모와 빤스는 동급이 되는거죠.

요새는 뭔가 싸움이 일어날 때면 무조건 말리는 놈이 사려깊은 사람이 되고, 싸우는 양쪽 당사자는 누가 옳고 그르건 간에 똑같이 '철없이 싸우는 사람' 취급받잖아요?

좀 옆길로 샌 이야기로,  제가 저급하고 무례한 자와 오랜 싸움을 할 때 이야기인데, 그 때는 <말리는 놈>이 제일 밉더군요. 그들은 무조건 싸우지 말라는 이야기 밖에 할 줄 모르면서 나와 나의 적을 '그저 쌈박질하는' 동급으로 취급했습니다.

그보다 더 미운 놈들이 있는데, 그건 싸움하는 걸 보면서  <관전 평 하는 놈>들입니다. 누가 이렇고, 저렇고, 옳고, 그르고, 하여간 너무도 냉철하게 분석적인 그들의 컴퓨터 머리통은 정말 과학적이고 객관적이어서 확 깨놓고 싶죠.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제일 나쁜 놈들은 <말리면서 관전 평하는> 놈들입니다.
그리고 이 놈들이 제일 나쁜 놈인 이유는 실제로는 싸움을 말리지도 못할 뿐더러 어찌해서 싸움이 끝나면  '굿이나 보고 있었으면서 떡을 먹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잘 체하지도 않는 체질이기 때문입니다.
옆길로 많이 샜군요.다시 제자리로 돌려야죠.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면

하여간 뱅시로 인해, 단절 되었던 공간들에 갑자기 호들갑스러운 소통이 시작되었군요. 그 소동의 끝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말이죠. 이를테면 10분 뒤 쯤 빽차가 나타나고 빤스를 끌고 가겠죠? . 다시 중절모들은 하던 이야기를 계속할테고, 하얀 유니폼의 종업원은 깨진 유리를 살피는 앵글 앞쪽자리에 재배치될테고,  다시 10분쯤 지나면 짐발 자전거를 탄 유리쟁이가 새 유리를 실고 나타날 수도 있고...  뱅시가 유리를 깨버리자 갑자기 어떤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수다를 떠는 이유는, 바로 뱅시의 이 그림이 에드워드 호퍼라는 화가가 60년 전에 그린, 아래 그림에 대한 댓글 같은 그림이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과 한 짝이 되었을 때, 뱅시의 그림은 비소로 완성이 되는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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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hawks  Hopper, Edward

 1942  Oil on canvas  30 x 60 in.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호퍼의 그림은 제가 포스팅헀던 <블레이드 러너>를 만들 때 미래 풍경을 고심하던 리들리 스콧이 참고했던 화가라고 하네요. <졸려>님의 설명에 의하면 http://blog.icculture.net/ella

"리들리 스콧이 블레이드 러너를 만들면서 참고한 그림이 에드워드 호퍼의 Nighthawks 랍니다.
 Nighthawk는 쏙독새, 또는 밤도둑, 구어로는 밤을 새우는 사람이라는 뜻이랍니다.
 그림 제목을 한국어로 하자면 '올빼미들'로 해야겠네요."

"Nighthawks와 같은 그림은 그 안에 담긴 공허나 익명의 존재, 혹은 소통하지 못하는 것들을 통해 고독함과 황량함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하지만 이 그림에 대해 호퍼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그림을 볼 때)특별히 고독감이 떠오르진 않아요. 글세요. 아마도 무의식 중에 대도시의 고독감을 그렸는지는 모르죠." http://www.ibiblio.org/wm/paint/auth/hopper/ 
 
호퍼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의 단절감같은 묘한 분위기의 원조인 셈이네요.
바로 그 공허, 익명의 존재들의 소통하지 못함, 고독, 황량함을 뱅시가 티껍게 생각을 했든지, 아니면 안타깝게 생각했든지, 하여간 뭔가를 하기로 결심한 결과물이 바로 저 그림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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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게시판에 호퍼가 글을 쓰자, 뱅시가 댓글을 달듯이, 60년의 간극을 훌쩍 넘어 두 사람이 그림으로 댓글달기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엔, 이것...바로 댓글달기식의 이것이 요즘 미술인 것 같습니다. 어떤 작가가 문제를 내고, 다른 작가가 답하는 방식. 그리고 그 답이 적절한지, 문제의 요지를 잘 따라간 것인지가 작품의 퀄리티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는 것 말이죠. 그냥 한 장의 그림이 아니라 그림이 보여지고 이해되는 '소비 방식' 자체로서의 미술이라고나 할까요?

미술계 전체가 미술이 되어버린 미술. total 미술. 그런 상상을 해봤습니다.

이렇게 막 지껄여도 되는건가요? 보플샘님?
하여간 무식한 게 용감한 거라고,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터득한 건데 막 무식하게 지껄여도 아는 사람은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모르더라고요.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솔직하게 궁금한 것을 토해놓지 않으면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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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마이
그림 공부2007.01.02 18:53
늙은 기타리스트 / LE VIEUX GUITARISTE- Pablo Pica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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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청색시대> 작품 중 하나인 <늙은 기타리스트>입니다.
대학시절 제 자취방에 걸려있던 그림으로, 저 그림을 화집에서 찢어내던 당시,
저의 상태도 저 그림과 비슷했지싶습니다.

저 치와 나는 간혹 술을 마시고 우울한 듀엣곡을 연주했는데
간혹 친한 선배가 놀러왔을 때는 포도주를 나눠 마시고
우울한 삼중주를 연주하곤 했지요.

그 방에서 훔쳐온 타자기로 가사를 쓰고,
반지성주의에 물들어 모았던 책들을 불태우러 가기도 했습니다.
 
연탄 아궁이가 뜨거웠던 조그만 자취방이었는데,
친구들은 그 집을 '광주 여인숙'이라 부르며
취한 몸을 이끌고 내 솜이불에 오바이트를 하기위해 찾아오곤 했습니다.

그 때, 혁명 앞에서 우리는 겁을 먹거나, 용기를 내거나 했습니다.

 그때는 분명, 저 기타에서 소리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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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asso의 "늙은 기타리스트"(LE VIEUX GUITARISTE)

http://hokart.com.ne.kr/his-modern%20art.htm (이곳에 원문이 있습니다)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는 일생을 통하여 수많은 변모를 거듭함으로써 비범한 예술적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20세기를 풍미했던 천재이다. 그는 젊은 시절 절친한 친구인 카사게마스의 죽음 등 생의 어두운 면을 운명적으로 맞이하면서 몇 해 동안 보헤미안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절망한 여인, 버림받은 사람, 고독한 어머니, 가난한 일가, 눈 먼 사람 등을 통하여 사랑과 죽음, 모성애, 실명이라는 테마를 획득하게 되며 불루 색조로 이들의 슬픔과 아픔, 빈곤과 소외 등 인간의 고통을 묘사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시대를 피카소의 청색시대라고 한다.

 <삶>(1903), <비극>(1903), <포옹>(1903), <늙은 기타리스트>(1903) 등은 바로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들이다. 그는 이러한 일련의 불루 계통의 작품을 통하여 가난과 고독으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인간의 운명과 인간 존재의 복잡성에서 오는 무한한 슬픔을 사색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늙은 기타리스트>는 격열한 비애감으로 충만한, 앙상하고 뒤틀린 듯한 모습에서 음울하고 엄숙한 그의 고국 스페인의 전통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기타의 선율은 내면적이며 고통을 감수하는 인간성에 해당된다. 그는 음악이 영혼을 달래 주고 정서를 순화시켜 주는 한 방편이라고 생각했다.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몸이지만 알 수 없는 어떤 긴장된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그것은 고행으로 점철된 인생을 감수하는 영혼의 힘이다. 깊이 감은 눈에서는 무한한 슬픔과 비애를 말없이 표현하려 하고 있다. 여윈 얼굴, 가느다란 사지, 뼈만 앙상한 손가락 등은 당시 그가 심취했던 엘 그레코의 신비주의적 요소가 작품의 전반적 구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옷의 떨어진 부분을 통하여 살이 드러난 어깨는 심하게 구부러져 있어 더욱더 절망을 느끼게 한다. 왼쪽 어깨를 강조한 것은 비단 이 작품만이 아니라 <다림질하는 여인>(190? ) 등 피카소의 <청색 시대> 작품에서는 흔히 발견되는 것이다. 머리를 숙이고 다리를 포개고 앉아 있는 이 기타 연주자는 권태로움으로 움츠러들어 있다. 이 뒤틀어진 자세 때문에 사람들은 그림의 오른쪽을 아래로 돌려놓으며 노인이 바닥에 기대고 있는 듯한 자세로 자칫 잘 못 감상하기까지 한다. 피카소는 이렇게 무기력하고 절망에 사로잡힌 인물들을 통하여 인생의 어두운 면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 작품을 루돌프 아른하임(Rudolf Amheim, 1904∼ ?)식의 시지각적 측면에서 분석해 보는 것은 작가가 의도하고 있는 주제의 특성을 보다 선명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모노크롬에 가까울 만큼 어두운 블루 계통의 동일 색상으로 그려진 이 그림에서 가장 강력한 역동적 중심은 역시 고뇌와 좌절로 점철된 머리 부분일 것이다. 상체와 거의 수직의 각을 형성하며 아래로 숙이고 있는 얼굴의 방향은 두 눈을 무겁게 감고 있지만 갈색의 바닥을 향하고 있음으로써 절망적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또한 얼굴은 아래로 내려 쳐진 오른 팔의 상단 부분과 또 하나의 수직 각을 이루며 이것은 다시 팔꿈치에서 하나의 강한 절점을 형성하면서 또 하나의 시각적 중심을 이루고 있는 기타의 현을 팅구고 있는 오른 손으로 향하고 있다. 이 중심의 에너지는 기타의 현을 따라 다시 왼 손 쪽으로 비스듬히 분산되면서 화면 오른 쪽 짙은 배경으로 흡수된다. 또 하나 이 작품의 구도적 특성으로서 머리→왼발→오른발→왼팔로 이어지는 직사각형과, 다시 머리→중심의 오른손→오른발과 왼손→중심의 오른손→왼발로 이어지는 두 사선이 대각선을 형성하고 있어 엄격한 기하학적인 구도 체계를 갖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대각선의 중심이자 또 하나의 역동적 중심인 현을 켜는 오른손은 중심의 에너지를 주변으로 방사하는 하나의 초점이 되고 있다. 반대로 이 에너지는 중심의 초점을 향해 강하게 끌어 당겨진다.
 이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늙은 키타리스트의 얼굴과 중앙의 손이 각각의 시각장을 형성하면서 연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오가게 된다.

 피카소의 이 시기가 그레코에 심취하던 때였다. 굶주리고 버림받은 사람에게는 성자의 그늘이 있다. 왼쪽 어깨를 강조한 것은 비단 이 작품만이 아니라, 피카소의 <청색 시대> 작품에서는 흔히 발견되는 것이다.
 인체는 메마를 대로 메마르고 손가락도 뼈만이 앙상하다. 이 손으로 기타를 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타는 노인의 신체의 일부처럼 달라붙어 있다. 노인은 장님이다. 그를 둘러싼 세계와는 이미 창문을 잃었다. 그러면서도 이 밀폐된 상태의 사나이의 조형이 무엇인가 우리들에게 말하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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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기 연습2006.12.30 14:28

Stamatis Spanoudakis-Abs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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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악은 2003년에 나온 스타마티스의 앨범 Moments Gone 에 수록된 곡 Absence라는 곡입니다.

거의 2년 전 쯤 전에 <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 테마 음악으로 선곡했던 곡입니다.  비오는 거리를 쓸쓸하게 걷던 여자 주인공의 뒷모습을 롱테이크로 그렸던 장면과 잘 어울렸던 생각이 납니다. 그 후 어느 채널에선가 드라마에서 쓰이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곡을 쓴 Stamatis Spanoudakis, 이 사람도 그리스 사람이네요. 반젤리스도 그리스 사람인데, 그리스인들은 뉴에이지라는 쟝르에 강한 걸까요? 

대학 시절 나의 대장이었던 카잔차키스의 죠르바도 그리스 사람이군요.  죠르바랑 맥주 마시면서 영혼이 자유롭게 되는 법에 대하여 얼마나 많은 수다를 떨었었는지. 그리고 죠르바의 할아버지 이야기도 생각나네요. 할아버지가 해지는 마을 어귀, 볕 잘드는 의자에 앉아 있다가 마침 그곳을 지나는 마을 처녀를 불러놓고 두손을 꼭 잡고 갑자기 흐느껴 울었답니다. 어린 죠르바가 왜 우는지 묻자, 할아버지가  "이것들을 두고 가자니 아까워서 그런다" 고 했다던...

저는 아마 그리스 사람들을 좋아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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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리스인 죠르바>에서 Zorvas Dance / Mikis Theodora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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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matis Spanoudakis


Composer

Stamatis Spanoudakis was born in Athens Greece. Very early on he began to occupy himself with music. He first studied Classical music (guitar and theory).

He later played guitar and keyboards in a number of bands., in the sixties and the seventies, in Athens, Paris and London where he lived and recorded his first albums. He was later attracted again to Classical music and returned to his studies of composition, first in Konstantinos Kydoniatis.

He was then attracted to his third love - Byzantine music, which led him to Greek songwriting and instrumental music. Since then he is consciously trying to reconcle his three musical influences (Rock, classical and Byzantine), in his music.

He wrote numerous hit songs (words and music) for most major Greek singers. He also wrote the music for many succesfull films in Greece, Germany and Italy, for the theater and television and has recorded so far more than fifty albums. Since 1994, he concentrates on instrumental music, on Greek historical or religious themes, a music that has an unprecedent appeal, with all his records turning gold and platinum, with minimum effort and very rare appearances in public.

Stamatis lives in a quiet suburb with his wife Dori and their four dogs.He has his own studio where he records his music, being the composer, arranger, producer, performer and engineer of his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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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ents Gone...(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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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Rabbit
(제퍼슨 에어플레인 Jefferson Airplane /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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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pill makes you larger
And one pill makes you small
And the ones that mother gives you
Don't do anything at all
Go ask Alice
When she's ten feet tall

And if you go chasing rabbits
And you know you're going to fall
Tell 'em a hookah smoking caterpillar
Has given you the call
Call Alice
When she was just small

When men on the chessboard
Get up and tell you where to go
And you've just had some kind of mushroom
And your mind is moving low
Go ask Alice
I think she'll know

When logic and proportion
Have fallen sloppy dead
And the White Knight is talking backwards
And the Red Queen's "off with her head!"
Remember what the dormouse said:
"Feed your head
Feed your head"




굉장한 노래죠? 이곳에서 이 노래, 노래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http://blog.icculture.ne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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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기 연습2006.12.27 23:15

             술값  

                             신현수


말 많이 하고 술값 낸 날은
잘난척한 날이고
말도 안하고 술값도 안낸 날은
비참한 날이고
말 많이 안하고 술값 낸 날은
그중 견딜만한 날이지만
오늘, 말을 많이 하고 술값안낸 날은
엘리베이터 거울을
그만 깨뜨려버리고 싶은 날이다. 

(<작가들> 2006년 여름호)

 
http://cafe.naver.com/shinhyunshoo.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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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기 연습2006.12.27 13:09

처음처럼

                                                  신현수


' 처음으로 하늘에 안기는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어린 싹처럼'


나는 적어도 학교에서 쫓겨날 무렵부터는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고
내게 맡겨진 일에 대해 책임지려고 노력하였으며
그래서 잘못한 것이 없었지만
그러나 지금 학교에 있지 않았으므로
후배들이 학교 얘기를 할 때나
자기 학교 선생들끼리 어울릴 때
가르치는 일에 대하여 고민할 때
나는 할 말이 없었고
말할 수 없이 속이 상했다.
나에게로 열린 길은 막혀 있었다.

나는 학교에서 쫓겨날 무렵
이번에도 또 피하거나 비켜 간다면
나의 글쓰기는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였고
그래서 학교에서 나온 후
나는 늘 글쓰기를 열망하였으나
학교에 있지 않았으므로 학교 생활을 쓸 수 없었으며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았으므로 아이들 얘기를 쓸 수 없었다.
나의 해직 생활은 시 몇 편으로 족하였고
해직의 고통 어쩌구, 맨날 똑같은 소리 하는 것은
나부터 벌써 지겨웠다.
써야지 하면서 못쓰는 것은 참기 힘든 괴로움이었고
문학은 나의 삶과 뗄 수 없었지만
그렇기에 나는 더 이상 문학을 할 수 없었다.
나에게로 열린 길은 막혀 있었다.

나는 아직 말도 못하는 아들에게 버럭버럭 소리나 질렀으며
아들이 정말 미워서, 멍이 들 만큼 아들의 볼때기를 수도 없이 꼬집었다.
빨래를 하다가 세탁기 속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세탁기와 함께 내 머리도 돌아 버릴 것 같았고
청소를 하다가 청소기를 내동댕이치고는
마누라 퇴근 시간 되기나 기다리고 앉아 있다가
조금만 늦으면 허구헌 날 짜증이나 내고 신경질이나 부렸다.
나는 5년 동안 돈을 한 푼도 벌지 않았고
어머니에게 용돈을 단 한 번도 드리지 않았으며
어머니는 무능한 아들을 둔 것이 어머니의 책임인 양
며느리 눈치를 살피었다.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아들로서 어머니에게
나는 어쩌면 이미 불필요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나에게로 열린 길은 막혀 있었다.


나에게로 열린 길은 막혀 있었다.
나에게로 열린 모든 길은 막혀 있었다.
그래서 나는 돌아가기로 하였다.
생각해 보면 길은 막혔으나 길을 가다 만난 사람들은 내게 남았다.
길을 가다가 만난 나의 사람들과 손 부여잡고
돌아갈 길마저 막혀 버린 후배 두고
돌아가기로 하였다.
돌아가기로 하였다.
돌아가서 내 비록 처음으로 하늘에 안기는 새처럼은 못할지라도
돌아가서 내 비록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어린 싹처럼은 못될지라도
그래 처음처럼
억장이 무너지며 처음처럼
울면서 처음처럼.



신현수님은 시인이자 고등학교 선생님이시고, 인천연대 상임대표이시며,경인지역 새방송 창사 준비위원이십니다.

전교조 활동으로 5년이 넘게 학교를 떠나 계셨던 경험이 있으셔서 우리 희망조합이 남 일 같지 않다고 하시며 소주 한 잔 기울이며 해 줄 이야기도 많다고 하셨습니다.

이제 방송사는 만들어졌습니다.  개국 준비에 땀흘리는 우리...

훌륭하게 건설하여 도와주시고 마음주신 일에 답하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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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마이
느끼기 연습2006.12.2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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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놀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아이들이 잠들었습니다.

아이들의 몸 속 어딘가에 이렇게 똑같은 모습으로 잠이 들게 하는 어떤 것이 들어있나봅니다.
그래서
오누이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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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마이
느끼기 연습2006.12.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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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이 방송사 벤치마킹해보고 있는데, 엄청 포스가 느껴지는 재미있는 방송사더군요.
my face가 모토랍니다.
뻔뻔스러울 정도로 마이페이스인데요, 한마디로 이야기 하면 "남들 하는 건 죽어도 안한다"입니다. 예를들어 지방 어느 화산이 폭발 직전이라는 뉴스가 다른 방송사들에서는 급박하게 나오는데, 이 방송사는 그 화산 주변 온천정보를 방송하는 식입니다. 하여간 굉장히 유쾌하게 일하는 방송사입니다. 아래 파일은 이 방송사를 소개 하고 있는 어느 네티즌의 글인데 댓글을 포함해 엄청 웃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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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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