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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공부

<느끼기 연습> etwas ! 에트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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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 of Athens   Scuola di Atene  
Sanzio Raffaello
1509∼1510년 作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입니다.

어렸을 적에, 그러니까 고등학교 때, 네 꿈이 무엇이냐 하고 사람들이 물으면, 당돌하게도 "세계 5대 성인 중 한사람이 되는 게 꿈입니다."라고 대답을 했었습니다. 참 미친놈이죠?

하여간 그 때는 깨달음을 얻겠다는 커다란 원을 세웠더랬죠. 세상의 비밀을 송두리째 말입니다.
그리하여, 지금 생각해보면 약간 사선을 걷는 종교들인데도, 대O도, 대OOO회, OO와의 OO 등등의 종교 단체에 제발로 찾아가서 밥도 얻어 먹고, 의식에도 참가하고, 스승을 찾고는 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타락하긴 했지만 그래도 한 때는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한 납자요 사미였답니다.

그렇게 세상의 비밀을 송두리 째 알고 싶었을 때 이 그림을 보았고, 그림의 가운데 있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손 모양에서 작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플라톤은 하늘을 가리키며 이데아를 이야기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땅을 가리키며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죠.    두 철학자가 세상의 비밀을 문을 여는 철학의 태도와, 방법 상의 차이를 라파엘로가 이 그림 속에 형상화 한 것입니다.

저는 그 수인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두 동작을 연결하여 플라톤처럼 하늘을 한번 가리키고 곧바로 아리스토텔레스처럼 땅을 가리켰습니다.  진리를 추구하는 두 철학자의 지향을 한꺼번에 닮고 싶다는 상당히 건풍진 표현인거죠. 당시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원리, 세상 만물이 최후의 심급에 가서는 결국 하나의 원리로 되어있다는 <일원론>의 영향도 있었겠지요. 그리고 그 동작을 할 때 "에트바스" 하고 외쳤습니다. 독일어로 '그 무엇'이라는 뜻인데 영어로는 Something 정도 되겠죠? 미지의 진리, 세상이 비밀을 문을 열어줄 종국의 열쇠, 그것은 <그 무엇>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죠.

하여간 이 동작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여 이내, 친한 친구들끼리의 비밀 신호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술에 취하듯 간혹 진리에 취했을 때, 이 동작을 하고 "에트바스"하고 큰소리로 외치곤 했습니다.

그 때 같이 에트바스를 외쳤던 친구들은 다들 잘 살고 있을까요? 은행원이 되어있는 일선이,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현아, 박사님이 되었다는 홍삼이... 과연 이 동작과 구호가 효과가 있었는지, 친구놈들이 이 손동작을 해서 세상의 비밀을 조금이라도 훔쳐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군요.

그리고 그 동작과 구호를 직접 만들어내고, 비밀스럽게 친구들에게 전하며 강권했던 저 자신에 대해 말하자면,
 



"에트바스!"

(처연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으로, 컴퓨터 자판만 두들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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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kipedia 에서>

이 그림은 종교와 철학의 화해, 고대 그리고 교회와 기독교와 국가의 화해를 보여준다. 교회는 삼위일체 및 사도들과 교황들을 통해 대표되며, 철학은 세 명의 철학자와 청중을 통해 대표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주의자로 묘사되어 땅을 가리키고 있으며 플라톤은 이상주의자로 하늘을 가리키며 소크라테스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주장들을 일일이 헤아리고 있다. 그리고 알키비아데스는 그 말에 매료되어 듣고 있다. 또한 반라의 디오게네스와 알키비아데스, 피타고라스, 헤라클레이토스가 그려져 있으며 자세히 보면 학생들 중 라파엘로와 닮은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