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탑청연 썸네일형 리스트형 백탑청연(白塔淸緣) 어제 진봉형과 술을 마시다가 사무치게 즐거웠다. 20년 전, 서로를 알게되고, 흠모하게 되고, 숭배하게 되어 허름한 안암동 자취방에 짱박혀 몇날 며칠을 술을 마시고, 던져놓은 빈병을 팔아 다시 술을 마시던 때를 떠올리며 양껏 취했다. 그 무렵 우리는 조롱하고 떠들고 기타을 함께 치고, 배를 깔고 누워 '미궁'을 큰 소리로 들었다. 후배 J는 그렇게 우리랑 지내며 집에 보름이 넘게 들어가지 않았는데 어느날 그의 할아버지가 근심어린 표정으로 찾아오셔서 "우리 J 좀 집에 보내주어!" 하셨다. 모두 사죄하고 J의 손목을 할어버지 손에 잡혀 집에 보냈는데, 그 밤으로 다시 도망나와 또 다시 자취방 문을 두드리던 J. 그 밤도 새벽까지 술판을 벌이고 형이 만든 새곡 '신애의 일기'를 연주했을게다. 자취방 앞에 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