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말이 너무 많아서 문제라기보다는 오히려 말이 적어서 문제이다.
포기하고 싶다가도 침을 꼴깍 삼키고 다시 말하기 시작한다. 수다쟁이가 되기 위해서.
말의 종류 중에 수행문(遂行文)이라는 것이 있다.
...화행(話行) 이론에 의하면, "당신은 체포되었습니다" 나 "나는 이 배에 명명하노라" 혹은 "약속하겠어" 따위의 서술문들은 모두 수행문(遂行文)이다. 발화자가 어떤 행위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그 말을 입 밖에 내서 말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런 행위의 경우, 앞으로 어떤 말이 발해질지에 관해 알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않는다. 결혼식 하객들은 누구나 "이제 이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라는 말이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실제로 목사가 그런 말을 할 때까지 결혼 의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수행문적 언어에서 말하는 것은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과 등가인 것이다.
-테드 창-